남성갱년기, 피로와 무기력이 계속될 때 확인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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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7-20 20:47본문
남성갱년기, 피로와 무기력이 계속될 때 확인해야 할 것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 않고, 충분히 쉬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상태가 반복되면 많은 남성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전보다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욕이 사라졌으며, 근력이 줄거나 성욕과 발기 기능까지 함께 저하됐다면 단순한 과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흔히 떠올리는 질환이 남성갱년기다. 다만 피로와 무기력만으로 남성갱년기를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수면장애, 우울증, 갑상선질환, 빈혈, 당뇨병, 비만, 약물 복용 등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남성갱년기는 여성의 폐경과 어떻게 다른가
남성갱년기는 의학적으로 ‘후기 발현 남성 성선기능저하증’ 또는 ‘남성 저성선증’이라는 개념과 관련이 있다. 여성의 폐경은 난소 기능이 비교적 뚜렷하게 중단되는 과정이지만,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모든 중년 남성이 치료가 필요한 호르몬 결핍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진료지침은 남성갱년기를 나이만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성욕 저하, 아침 발기 감소, 발기부전, 근육량 감소, 체지방 증가, 골밀도 저하, 피로, 의욕 저하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혈액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반복적으로 낮게 확인돼야 한다. 다시 말해 증상만 있거나 검사 수치만 낮은 경우에는 곧바로 남성호르몬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다.
피로와 무기력 외에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증상
남성호르몬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비교적 관련성이 높은 증상으로는 성욕 감소와 아침 발기 횟수의 감소가 알려져 있다. 여기에 발기 기능 저하, 운동 능력 감소, 근육량 감소, 복부 지방 증가, 골밀도 저하, 안면홍조, 수면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정신적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이전보다 쉽게 짜증이 나거나 자신감이 떨어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됐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피로와 기분 저하만으로 남성호르몬 부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코골이가 심하고 잠을 자다가 호흡이 멈춘다는 말을 듣거나, 낮에 참기 어려운 졸음이 반복된다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빈혈, 만성 간·신장질환, 혈당 이상도 지속적인 피로의 원인이 된다. 일부 진통제, 스테로이드제, 호르몬 관련 약물도 테스토스테론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남성갱년기 검사는 아침에 반복해서 받아야 한다
남성갱년기가 의심될 때는 일반적으로 오전 시간에 총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시행한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하루 중에도 변동하며, 보통 아침에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 급성질환, 과음, 심한 운동, 열량 섭취 부족 등도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번의 검사에서 수치가 낮게 나왔다고 진단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날에 시행한 아침 검사에서 낮은 수치가 반복적으로 확인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미국비뇨의학회는 총 테스토스테론 300ng/dL 미만을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참고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판단에서는 검사실 기준, 증상, 연령, 동반질환을 함께 고려한다.
총 테스토스테론 결과가 경계 범위이거나 비만, 간질환, 갑상선질환 등으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 수치의 변화가 예상된다면 유리 테스토스테론을 추가로 평가할 수 있다. 황체형성호르몬과 난포자극호르몬 검사는 고환 자체의 문제인지,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의 조절 이상인지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황에 따라 프로락틴, 갑상선기능, 혈당, 빈혈, 간·신장 기능도 함께 검사한다.
치료의 출발점은 수면과 체중, 운동 관리다
검사 결과가 경계 수준이거나 비만과 수면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의심된다면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될 수 있다. 복부비만은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은 호르몬 환경과 대사 건강을 함께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걷기만 반복하기보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 2~3회 정도의 근력운동은 근육량과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리한 단식이나 극단적인 저열량 식단은 오히려 피로를 악화시키거나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체중을 줄여야 한다.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피로와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성기능과 대사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이 있다면 남성호르몬 치료보다 수면무호흡증 평가가 먼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역시 성기능과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절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치료는 누구에게 필요한가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은 관련 증상이 분명하고, 반복 검사에서 호르몬 부족이 확인된 남성에게 고려된다. 치료 형태로는 주사제, 피부에 바르는 겔, 패치 등이 있으며,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방식에 따라 선택한다. 치료 목표는 단순히 수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성욕, 근육 기능, 골밀도, 빈혈, 삶의 질 등 실제 증상의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다만 남성호르몬 치료는 피로회복제나 근육증강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는 남성은 주의해야 한다. 외부에서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면 고환의 정자 생성이 억제돼 정자 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시기에 자녀 계획이 있다면 치료 전에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전립선암이나 남성 유방암이 확인됐거나 의심되는 경우,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전립선특이항원 상승, 적혈구용적률의 현저한 증가, 조절되지 않는 중증 수면무호흡증, 중증 심부전 등에서는 치료가 제한될 수 있다. 치료 중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뿐 아니라 혈색소와 적혈구용적률, 전립선 상태, 증상 변화, 부작용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2023년 발표된 대규모 TRAVERSE 임상시험에서는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저성선증 남성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겔과 위약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주요 심혈관 사건의 전체 위험은 위약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모든 남성에게 치료가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부 이상반응과 개인별 위험요인을 고려해야 하며, 치료 여부는 반드시 진료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다른 질환부터 확인해야 한다
피로가 갑자기 심해졌거나 가슴 통증, 호흡곤란, 실신, 한쪽 팔다리의 마비, 심한 두통이 동반되면 남성갱년기보다 응급질환 가능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줄거나 발열과 야간 발한이 반복되는 경우, 검은색 변이나 혈변이 보이는 경우, 심한 우울감이나 자해 생각이 드는 경우에도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수개월 이상 무기력이 지속되면서 일상생활이나 업무 수행에 영향을 준다면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남성갱년기 증상과 다른 내과적·정신건강 문제는 서로 겹칠 수 있기 때문에 비뇨의학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정확한 진단이 불필요한 치료를 막는다
남성갱년기는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진단되는 질환이 아니다. 피로와 무기력이 지속되더라도 그 원인은 수면 부족, 비만, 우울증, 갑상선질환, 빈혈, 당뇨병 등 매우 다양하다. 증상과 반복적인 아침 테스토스테론 검사 결과가 함께 확인돼야 하며, 치료 전에는 생식 계획과 전립선 건강, 혈액 수치, 심혈관 위험 등을 충분히 평가해야 한다.
적절한 진단을 받으면 불필요한 남성호르몬 치료를 피할 수 있고, 실제 원인이 되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충분히 쉬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성욕 저하, 아침 발기 감소,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건강기능식품이나 호르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